스스로 껍데기를 벗어낼 수 있도록…
2016년 3월 14일 신도림 에듀플렉스 채석 원장의 일기
얼마 전 저는 ‘부모나래’라는 사이트에서 아래와 같은 글을 보았습니다. 작자의 의도와 부합하지는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우리의 교육은 현재 어떠한 상황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나비
나는 어느 날 아침에 본, 나무등걸에 붙어 있던 나비의 번데기를 떠올렸다.
나비는 번데기에다 구멍을 뚫고 나올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나는 잠시 기다렸지만 오래 걸릴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나는 허리를 구부리고 입김으로 데워주었다.
열심히 데워 준 덕분에 기적은 생명보다 빠른 속도로 내 눈앞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집이 열리면서 나비가 천천히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날개를 뒤로 접으며 구겨지는 나비를 본 순간의 공포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엾은 나비는 그 날개를 펴려고 파르르 몸을 떨었다.
나는 내 입김으로 나비를 도우려고 했으나 허사였다.
번데기에서 나와 날개를 펴는 것은 태양 아래서 천천히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때늦은 다음이었다.
내 입김은 때가 되기도 전에 나비를 날개가 쭈그러진 채 집을 나서게 한 것이었다.
나비는 필사적으로 몸을 떨었으나 몇 초 뒤 내 손바닥 위에서 죽어 갔다.
나는 나비의 가녀린 시체만큼 내 양심을 무겁게 짓누른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에야 나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가를 깨닫는다.
서둘지 말고, 안달을 부리지도 말고,
이 영원한 리듬에 충실하게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이윤기 옮김>,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우리의 사랑은 올바르게 전달되고 있는 것일까요?
제가 교육 분야에 몸 담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아이를 낳아 키우는 우리 모두에 대입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초보 부모, 초보 학부모입니다. 아이의 출산도, 육아도, 교육도, 모두 경험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처음 아이를 낳고, 키우고, 가르칩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전달이 될 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걱정에 잠 못 이루고, 우리가 했던 실수들에 대해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길 바라며, 아이들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을 서슴치 않습니다. 과연 이렇게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잘 교육하고 있는 걸까요?
특히나 교육에 있어서는 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있습니다. 옆집 아이가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지, 어떤 학원을 다니고 있는지, 우리 아이는 어떤 학원을 보내야 할지가 우리 학부모들께서 가지는 초유의 관심사입니다. 아이가 마음을 먹고 해보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과는 상관 없이 일단 학원을 알아보고 넣어주기에 바쁘십니다.
학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아이들이 지식을 쉽게 떠먹을 수 있도록 가공하고 또 가공한 지식과 방법을 주입합니다. 마치 위 글에 나온 입김을 불어주는 것과 같은 모양새입니다. 결국 나비는 날개를 펼치지 못해 스스로의 인생을 펼쳐보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우리 에듀플렉스는 근본적으로 일반 학원과 많이 다른 곳이라고 설명합니다. 법적인 분류로는 학원으로 되어 있지만, 학원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보조학교, 대안학교에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아이들의 정신적인 성장을 돕고, 아이들이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찾을 때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기에 이 설명은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겐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많은 일은 기다리는 일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속도는 다르지만 분명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의 과정에서 인생과 성장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생각해 보아야 하는 주요 테제를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기까지 기다립니다. 어떤 경우에는 생각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신적 성장을 이루어내지만, 반대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인생에 대한 문제는, 아이가 아닌 어른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어렵고 많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닌 교육자의 입장으로도 참으로 조바심이 나고 힘들고, 지치는 시간입니다. 그러니, 부모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시간일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한 아이의 부모로서 충분히 느끼고 있는 바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대화를 통해 확인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주시길 바랍니다.
충분히 기다려준 아이들은 다릅니다.
에듀플렉스의 “상담”은 이러한 영역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깨우치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주요 상담의 주제를 던지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그려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영역입니다. 아이가 자기 인생의 얼개를 어느 정도 그려내고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 그 방법에 대해서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혜를 제공합니다. 이것이 우리 에듀플렉스 상담이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효익입니다.
이렇게 충분한 고민과 기다림이 주어진 아이들의 이후 시간은, 그렇지 않았던 아이의 시간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좀더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고, 무엇을 하든 마음을 담아 해보려는 의지가 그들의 모든 일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몰고 갑니다.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펼치고 햇살이 펼쳐진 창공을 날아다니듯 말입니다. 지금 제가 믿고 있는 우리 신도림 에듀플렉스 아이들의 상태입니다. 물론 100%는 아닐지 몰라도, 제 느낌에는 80% 이상의 아이들이 어느새 성장하여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미래가 정말 기대되는 제 아이들입니다.
스스로 껍데기를 벗어낼 수 있도록…
이 글을 보시는 부모님들께 간곡히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주시지 말라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시되 아이가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라는 말씀입니다. 그 후에 아이가 공부하는 방법을 찾게 될 때에도, 절대로 쉽게 떠먹여주는 공부를 시키시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껍데기를 벗는 나비에게 입김을 불어주면 그 나비는 날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한 마음을 담아 전달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 껍데기를 벗어내고, 밝고 넓은 세상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도림 에듀플렉스는 그 길에 있어서 조금 더디지만 가장 확실한 길잡이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