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우리 인생에 찾아온 방문객
2016년 1월 14일 신도림 에듀플렉스 이향아 부원장의 일기

1월 14일. 두 달 만에 새벽 출근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수능 시험 당일까지 함께 달린 우리 S양의 시험이 끝난 이후로 첫 새벽 출근이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16시간 학습에 도전하겠다는 내 기특하고 대견한 아이들 덕분에 잠시 숨고르며 생각할 시간도, 이렇게 글을 쓰며 행복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다.

고3의 인생에 동행하게 되다

5월 어느 주말이었다. 나는 아이들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내가 과연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며 고민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매니저’를 직업으로 가지고, 참으로 무거운 짐을 진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고3의 인생에 동행하게 되는 순간이다.

처음으로 고3들을 만났을 때, 아이와 어른의 경계선에 있는, 그래서 아이같이 사고하면서도 어른처럼 자신만의 세계가 구축되어 있음을 느꼈다. 단단한 장벽 속에 있는 그들에게 자신을 바라보고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때론 힘에 부치곤 했다. 나 스스로 역량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자책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3학년 1학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찾아온,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는 고3을 만나니 힘들었던 기억과 함께 두려움이 앞섰다. 공부를 손 놓은 지 오래인 데다, 얼마 전까지 스포츠 댄스를 하면서 학교생활도 제대로 하지 않은 아이. 좋은 입상 실적으로 조금만 더 견디면 서울 시내 대학을 무난하게 갈 수 있는 그 아이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에듀를 찾아왔다.

늦었지만 늦지 않았어! 진학 목표 설정

첫 만남에서 에듀의 모든 스태프는 스포츠 댄스를 조금만 더 견뎌 대학을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우리 S는 더는 댄스를 하고 싶지 않고, 정말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우리 S의 눈물겨운 도전은 시작되었다.

우리는 먼저 현 상황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학생부 기록으로는 수시가 여의치 않았고, 이과이나 운동을 하느라 수학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가고 싶은 대학이나 하고 싶은 전공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았다. 그래야 이 실타래를 풀 수 있으니 말이다. 이과 공부가 더 맞지만 하고 싶은 것은 ‘심리’ 등 문과의 학문이었다. 대학과 전공, 입학 전형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더더욱 시간이 없음을 절감했다.

나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스포츠 댄스는 접었더라도 사회체육학과 실기 준비를 하면서 수능 과목 수를 조금 줄여보면 어떨까? 그럼, 가장 현실적으로 수학을 접어두고 국어/영어/탐구 과목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대학에는 복수전공이 있으니, 심리학을 복수 전공하면 괜찮지 않을까?”
우리 S는 대학에 복수전공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대학에 대한 정보가 없었으니, 얼마나 더 답답했었을까 싶어 안쓰러웠다.

S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사회체육학과로 준비해 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대학을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설정을 마쳤다.

끊임 없이 힘들었던 기초학습 과정

그러고 나니, 탐구 과목 선정이 문제였다. 짧은 시간에 준비하기에 조금 더 편한 사회탐구를 추천했으나. 본인의 거부감과 두려움이 너무 컸다. 그렇다고 과학 탐구를 선택하자니, 모든 것을 처음 배우는 것이었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먼저, 국어/영어에 집중해 공부를 시작했다. 이른 시일 안에 수능형 국어에 익숙하게 하려고 국어영역 시험의 유형을 살펴보게 한 후, 풀이한 모든 지문과 문제를 분석하게 했다. 한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데 15분 이상이 걸렸고, 우리 S는 많이 불안해했다. 정확도를 높이고, 매일 학습의 누적이 쌓이면 시간은 충분히 줄여갈 수 있다고 매일 다독였다. 수능특강을 펴고 모든 지문을 함께 소리 내 읽어가며 지문을 읽는 법, 문제를 푸는 방법을 터득하게 했다.

국어는 모국어라 비교적 빠르게 적응해 갈 수 있었지만, 영어는 난관이었다. 문법은 그렇다 하더라도 단어량이 부족하고 문장에 대한 이해가 없어 독해가 전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능을 몇 달 앞둔 지금 많은 시간을 투자해 단어를 외우는 것도 답이 아니었다. 우리는 EBS 연계 교재를 독파하기로 했다. 지문을 분석해 독해해 둔 책으로 단어의 뜻과 문장이 어떻게 끊어지고 해석되는지를 동시에 살펴보았다. 매일 책을 읽듯 독해 분석을 읽었다. 그러자 차츰 완벽하지는 않지만 독해하는 능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국어/영어 공부를 하는 동안, 기말고사가 다가왔다. 우리는 여전히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었다.
“매니저님, 화학2는 프린트만 보면 된대요. 이거 공부하려고요. 임원장님께 좀 여쭤봐도 될까요?”
화학 전공이신 임원장님께 프린트 문제를 물어보고 끈질기게 공부하는 우리 S를 보면서 우리는 과탐 그리고 그 중 화학을 선택해도 괜찮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모든 결정은 끝났고, 달릴 일만 남은 것이었다.

우리는 유독 무더웠던 여름을 더 열기 넘치게, 더 뜨겁게 보냈다. 차츰 국어영역을 제시간에 풀어내기 시작했고, 온종일 영어 지문을 읽으니 이야기를 나누다 각 단어가 영어로 떠오르는 이상 증세도 나타났다.

문과인 매니저에게 힘든 화학이지만 때론 주어진 문제와 증거를 국어 지문 분석하듯 해석해 풀어가면서 함께 달렸다. 임원장님 역시 밤늦게까지 우리 S를 붙잡고 화학 문제와 씨름하셨고, 매일 아침 출근길 S를 위한 책 쇼핑으로 문제집을 한 아름 들고 오셨다.

가슴 졸이며 치렀던 9월 모의고사에서 1~2등급씩 오르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이제는 운동을 병행해야 할 시점이라 판단했다. 고등학생들이 들고오는 입시학원 전단을 보고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보기도 하고, 같이 상담을 가보기도 했다. 운동까지 병행하면서 우리 S는 체력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함께 긴장하고 함께 힘들었던 수능 준비

어느덧 날씨가 추워지고 점차 수능일이 다가왔다. 체력적인 부담감과 기온 차. 그리고 불안감으로 몸이 축나면서 우리 S는 잠과의 사투를 벌였다. 밤에는 불안해서 공부를 붙잡고 있다가 잠을 자지 못하고, 그로 인해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든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점차 수능 생체 리듬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등교 전 에듀에 등원해 국어영역 모의고사 풀이를 시작했다. 매일 6시 등원을 하려고 하니, 많이 피곤했을 것이다. 점차 불만도 생기고, 수능이 다가오면서는 마음이 편치 않으면서 웃는 일도 사라졌다. 새벽마다 까칠해지는 우리 S를 보는 것이 나 역시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를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수능은 아침에 시작하니 말이다. 시험을 바꿀 수 없으니 우리가 적응해야 할 수밖에…

11월에 접어들면서 우리 S는 공부하다 불안함에 “지금 무엇을 해야 해요? 저 어떻게 해요?”라며 사색이 되어 매니저 방으로 뛰어오곤 했다. 그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매일 시간 단위 계획을 만들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명확한 계획표를 가지고 나니 조금 안정되는 듯했다.

힘들어하는 S 모습에 매니저로서 때론 힘이 빠지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해서 나 역시 종종 눈가가 촉촉이 젖곤 했다. 가끔은 “너 수능만 끝나봐! 노예 계약서 작성할 거야!” 라며 복수를 다짐하기도 했다.

감동과 감격의 수능일

그렇게 어느덧 수능 날이 다가왔다. 수험장에 가져가야 할 책과 노트를 챙겨 보내두고 일찍 잠자리에 들려 했으나, 나 역시 밤잠을 설쳤다. 수능장에 가려고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 S에게서 문자가 날라왔다.

매니저님 감사드려요
지금까지 감당 안 되는 저를 이렇게나 많이 점수를 올려주시다니 엄청나게 힘드셨죠
부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고요
뒤늦게 시작한 것도 모자라 맨날 탈 나고 말 안 듣는 고3을 새벽마다 나와 가르쳐 주신 거 너무 감사드려요
에듀플렉스를 다니면서 나름 뭔가 하려는 의지도 생기고 몰랐던 저의 성격도 알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워 갑니당,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싸랑해요.
수능 잘 봐서 모두의 기쁨이 되면 좋으련만 만약 못 봐와도 모른 척 안하고 계속 안아주실 거죠?ㅋㅋ
갑자기 노예 계약 파기하고 모르는 사람 보듯 보시면 아니 되요.
매니저님 그리고 에듀플렉스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리며 ㅋㅋㅋ
하하 전 이만 수능준비를…

한참 동안 마음이 먹먹해 문자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다.

일찍 도착해 수능장 앞에 서니, 또 한 번 울컥했다. 그동안 고생한 우리 S의 모습이 하나하나 생각났다. 그리고 이 녀석의 매니저로 여러 번의 아픔을 겪고난, 나의 고3을 수험장에 들여보내니, 그 역시 여러가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뜻밖에 덤덤하게 수험장에 들어가는 S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서 있었다. 우리 S가 메고 가는 가방에서 또 다른 무게감이 느껴져 마음이 짠했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다!

시험이 끝난 우리 S는 그래도 밝은 모습이었고, 애초 우리가 세운 목표에 근접한 결과를 가지고 왔다. 지금 우리 S는 열심히 체육 실기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매니저와 한 노예 계약 때문에 보고 싶다는 말에 운동이 끝나면 달려와 하루 동안 지친 매니저를 안아주고 가곤 한다.

이렇게 감상에 젖어 있는 동안 우리 아이들의 16시간 학습 성공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철부지 같아 보이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과 싸움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에 매니저로서 행복함과 동시에 나 역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도록 해주곤 한다.

사랑하는 우리 S,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모든 아이 덕분에 오늘 밤 매니저란 직업을 가질 수 있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가끔 다른 누군가의 삶에 대한 무게감에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외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함께 달릴 것이라고…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에듀에 찾아온, 내 인생에 찾아온 방문객들.
오늘도 나는 그들의 과거를 살펴 보고, 현재를 함께 하며, 미래를 같이 그려가는, 어메이징한 경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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