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우리의 거리를 줄여가는 시간
- 신도림 에듀플렉스 이여송 매니저 일기

나는 기다림 이전에 있고, 너는 기다림 너머에 있다.
기다림을 넘지 않으면 너에게 갈 수 없다

(이광호,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中)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상담시간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상담시간


아이들과의 관계에 방심은 금물!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함께 에듀에 붙어 있으니 학기 중보다 아이들 각각에 대한 상호 친밀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훨씬 가깝다고 느꼈던 아이가 더 먼 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땐 많이 의외였다. 방학 기간 동안 그 거리가 좁혀지지 않은 느낌이라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아이들과의 거리는 어느 순간 보면 가까워져 있기도 하고 멀어져 있기도 하다는 것을 또 한 번 확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그래서 매니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고루 분배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애정을 주고 싶지만 어떤 친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은 늘 쉽지가 않은 일이다. 매일 내가 더 신경 써 주지 못한 아이가 누구인지 생각해보고 다음 날 그 아이에게 말이라도 한번 더 걸어본다. 그렇게 하지 못한 날은 후회가 참 많다. 특히 말 수가 적은 아이일수록 관심 빈도를 높여야 하는데 순간을 놓치면 챙기기가 더욱 어려워서 참 쉽지는 않은 일이다.

어떤 친구도 소외되지 않게 공평한 애정을 주자!

어떤 친구도 소외되지 않게 공평한 애정을 주자!


에듀 스포츠 데이, 인어공주의 마음을 열다!

평소 말이 없어 인어공주라 불리는 아이가 있다. 좋다 싫다의 대답도 10초는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아주 생각이 많은 아이인데 어느 날부터인가 어떠한 질문에도 (다행히 학습적인 이야기는 그러지 않지만) "글쎄요... 어떨 것 같으세요?" 라며 대답을 회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자기 생각을 쉽게 이야기 해낼 수 있을까 싶어 온갖 방법의 질문을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대화의 벽이 느껴졌다. 조금 더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했다. 방학 말 에듀 스포츠 데이가 기회였다.

같이 다니는 친구가 없어 좀 더 적극적으로 신경 써주려 애썼다. 버스에서 초등부 아이들 다음으로 최우선 순위로 챙겼다. 대중교통으로 어디를 가는 일이 드물어 버스 타고 가는 것이 너무 재밌다고 했다. 말도 안 걸었는데 갑자기 속마음을 내보여줘 얼마나 놀랐는지... 그리고는 그리 시원하지도 않은 버스를 내릴 때까지 연신 싱글벙글했다.

아이들과 더 가까워진 계기가 된 스포츠 데이!

아이들과 더 가까워진 계기가 된 스포츠 데이!


무더위에도 마음은 열린다!

정말 더운 날이었지만 아이들은 모두 신이 나서 풋살에 농구에 배드민턴까지 각자의 스포츠를 즐겼다. 반면 즐기지 못하고 있는 우리 방 인어공주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나는 신경쓰고 짐 챙기고 할 일이라도 있지 이 아이들은 그저 이 무더위에 앉아 남들 노는 걸 구경하려나 싶어 모아서 돗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게임을 시작했다. 이 와중에 활발한 리더는 필요하겠다 싶어 활발한 중3 아이 하나를 꼬셔서 게임 진행을 유도했다.

생각보다 역동적인 동작이 꽤 있어서 처음엔 아이들이 당황하다 놓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소 더디긴 했지만 조금씩 게임을 익히기 시작했다. 한 삼십 분쯤 지나고 나니 목소리도 커지도 웃음도 많아졌다. 나중엔 몇 명 더 합세하여 벌칙도 걸고 게임을 하는데 그렇게 활발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놀다가도 잠시 더위를 식힐 겸 가진 아이스크림 시간에 다시 조용해지는 것을 보니 내가 인어공주들과 있었던 게 맞구나 실감했다.

내가 이 시간을 통해 그 아이에게 바란 건 단 한가지였다.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그리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다음 날 등원한 아이는 어제보다 조금 탄 듯한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내게 인사했다. 어제 게임 재밌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갑자기 박장대소를 한다. 생각만 해도 웃긴 모양이다. 그러더니 내 앞에 앉아서는 내일 자기가 휴가를 가는데 어디로 가는지, 누구랑 가는지, 같이 가는 사촌들이 재미가 없다는 등 온갖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거기에 은근슬쩍 곁질문을 해보니 대답도 곧잘 나온다. 더운 날의 에듀 스포츠 데이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이런 말랑말랑한 우리 아이의 상태가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마음의 문을 연 우리 아이, 마음 상태가 지속되기를...

마음의 문을 연 우리 아이, 마음 상태가 지속되기를...


기다릴게, 더 많이 도와줄 수 있기를...

내가 먼저 다가간다고 마음이 열리는게 아니라는 걸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티를 내지 않아도 모든 아이들은 매니저의 관심을 원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내가 주고 싶은 게 많다고 혼자 급해져서 아이를 닦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기다림의 끝에는 한 발짝 다가와준 아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되새긴다. 내일은 또 조금 멀어져 있을지 몰라도 시나브로 서로 가까워져 하루하루 더 나은 매니지먼트를 해줄 수 있게 되길, 그래서 우리에게 손 내민 이 아이들이 우리에게 충분한 도움을 받아갈 수 있길, 오늘도 가만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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